축구

이별 직전이 되어서야 결실을 맺은 클롭 감독의 유소년 아카데미 투자

FootballfanLHJ 2024. 3. 10. 01:37

 
 
최근 리버풀은 여러 주전, 준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이탈 위기를 콜업한 유소년 선수들의 의외의 활약에 힘입어 헤쳐나가고 있다.
 
커티스 존스는 이제 리그에서도 손에 꼽는 수준의 미드필더로 발전하였으며, 하비 엘리엇 또한 슈퍼서브 정도의 활약을 펼치며 스쿼드에 없으면 곤란할 선수로 스며드는 중이다.
 
자렐 콴사는 프리시즌부터 지금까지 팀의 4 옵션 센터백 (마팁의 시즌아웃으로 실질적인 3 옵션 센터백) 역할을 놀라울 만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이번 시즌 가장 임팩트 있는 1군에 데뷔에 성공한 코너 브래들리는 충분히 우측 수비 주전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제는 유스팀에서 빠르게 월반을 하던 제이든 단스까지 1군 무대에 얼굴을 비추어 FA컵에서 더블골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화수분과 같은 리버풀의 유스 시스템에 탄복하게 만들었다. 
 

FA컵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돼 더블골을 기록한 제이든 단스.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 오자마자 펼친 숙원사업인 유스 시스템의 구조적 향상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클롭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성인 선수들이 훈련하던 리버풀의 유서 깊은 훈련지 멜우드와 유스 선수들의 훈련장소인 커크비가 너무나도 멀어 1군 선수단과의 괴리가 발생하고 유스 선수들의 콜업에 지장이 발생하는 점을 개선하고자 했다.
 
또한 유스팀의 규모를 기존 240명에서 200명으로 축소하여 단순히 인원 규격을 위해 수준 미달의 선수가 유소년 팀에 포함되는 일을 방지하는 등 유스팀 자체의 질적인 향상 또한 도모하였다.
 

AXA 트레이닝 센터 건설 현장에 방문한 클롭(2018)

 
이에 커크비에 최신식 훈련장을 지어 1군 선수단과 유스 선수들이 같은 공간에서 훈련받으며 유스 선수들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였고,
 
AXA 트레이닝 센터가 완공된 2020년부터는 멜우드 부지를 매각하고 그토록 염원하던 1군 선수단과 유스팀의 훈련 장소 단일화에 성공했다.
 

최신식 훈련 시설인 AXA 트레이닝 센터

 
또한 부바치 코치와 결별하게 되며, 기존 U16팀을 이끌던 펩 레인더스 코치를 수석코치에 임명하여 1군 선수단과 유소년 선수단은 팀 내 지도구조적으로도 더욱 유기적으로 변했다. 
 
이번 시즌 아카데미 선수들의 단비와 같은 활약은 그들의 특별한 재능뿐만 아니라 클롭 감독의 유소년 팀에 대한 구조적인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다들 압박에 대한 이해도가 아카데미에서 막 1군으로 넘어와 데뷔한 선수들의 수준이 아니었다.
 
체계적으로 적당한 타이밍에 매우 강도 높은 압박을 거는 클롭의 리버풀에서
 
갓 1군 데뷔한 선수들이 압박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클롭 감독이 왜 그토록 1군 선수단과 아카데미 선수들의 훈련 공간을 가깝게 하고 싶어 했는지 보여준다.
 
아카데미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1군 선수들과의 훈련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가 묻어난다. 
 
특히 리그컵 결승 첼시전 바비 클락의 플레이에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카라바오 컵 우승 직후 인터뷰 하는 바비 클락(좌)과 코너 브래들리(우)

 
 
압박 이해뿐만 아니라 안정감 측면에서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기량을 보여주는 현세대 아카데미 선수들이다.
 

3옵션 센터백으로서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자렐 콴사

 
알렉산더-아놀드커티스 존스의 계보를 이을 정통 스카우저 아카데미 선수인 제이든 단스의 등장 또한 희소식이다.
 
특히 로비 파울러, 마이클 오언 이후로 계보가 끊긴 아카데미 출신 9번 공격수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 시즌만에 U18, U21을 거쳐 1군까지 올라온 천재 제이든 단스.

 
단스는 이번 시즌 U18팀에서 15 경기 18 득점을 기록하며 U21팀으로 월반하였고, U21팀에서도 선전해 1군 무대까지 오르며 한 시즌동안 두 차례의 월반을 거치게 된 독보적인 재능의 소유자이다.
 
너무 빠르게 월반하여 프리시즌에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받지 못했음에도, 생각보다 1군 선수단에 잘 녹아들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물론 아직 제임스 맥코넬, 코너 브래들리, 바비 클락 등 프리시즌부터 1군과 함께 훈련한 다른 아카데미 선수들에 비해선 플레이가 완전히 팀에 녹아들었단 느낌은 부족하다.
 
그럼에도 단스 또한 9번 공격수로서의 압박에 대해 상당한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 
 

상대 수비라인을 누르는 단스, 롱패스 유도

 
놀라운 점은 단스가 원래는 내려와서 공을 받고 공간을 만드는 피르미누와 흡사한 스타일의 선수였는데,
 
지난 시즌 신장이 갑자기 크게 증가하여 피지컬적으로 전방에서 압박을 가하고 뒷공간을 향해 질주하는 9번 공격수 스타일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스는 다음 시즌 1군 스쿼드에서 프리시즌을 함께 보내며 완벽히 팀에 녹아들었을 때의 모습이 기대된다.
 

레스터 시티 아카데미에서 영입한 07년생 트레이 뇨니

 
리버풀 아카데미는 지속적으로 영입을 통한 재능 수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특히 잉글랜드 클럽들이 다른 유럽 국가들의 아카데미에서 유망주들을 수급할 수 없어지자, 국내 유망주 물색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최근에 영입한 주요 선수들로는 트레이 뇨니, 트렌트 콘-도허티, 벤 도크 등이 있다.
 
특히 미드필더 트레이 뇨니는 동나이대 최고의 재능으로 주목받는 선수이며, 리버풀 또한 오랫동안 공들여 영입에 성공했다. 뇨니 또한 단스처럼 U18에서 9경기 4골을 기록하고 U21로 월반하였으며, 1군 경기 명단에도 가끔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셀틱으로부터 영입한 05년생 벤 도크

 
이번 시즌 살라가 네이션스 컵 대표팀에 차출됨에 따라, 시즌을 앞두고 큰 기대를 품었던 우측 윙어 유망주 벤 도크는 아쉽게도 부상으로 인하여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한 오른발을 주발로 사용함에도 요즘 보기 드문 정발 윙으로 우측에서 뛴다는 점에서 성장 방향에 있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드리블 실력을 갖춰 툴이 확실한 선수이고, 젊은 05년생 선수이기에 충분히 앞으로의 발전에 대해 기대를 품어볼 만하다.
 

지난시즌 부진하던 파비뉴를 대체한 바세티치

 
마지막 해외수급 아카데미 선수인 스테판 바세티치는 지난 시즌 완전히 폼이 망가진 파비뉴의 자리를 대신하여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자신을 입증했다.
 
비록 이번 시즌은 신장이 커져 성장통을 비롯한 여러 부상들 때문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꼭 승선시키고 싶어 하는 입증된 진짜 재능임에는 틀림없다. 
 
부상 쾌차하고 커진 신체에도 빠르게 적응하여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필드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오히려 3선 미드필더 치고는 피지컬적으로 부족한 바세티치에게 성장 방향을 확실하게 할 기회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결론

영원한 선물을 남기고 가시는 클버지

 
클롭이 주도한 아카데미 체계 변화는 리버풀에게 있어 영원한 선물로 남았다. 
 
클롭 감독 또한 자신의 숙원사업이었던 아카데미 혁명이 자신의 이제 빛을 보게 되어 자신의 마지막 시즌에 큰 힘이 되어주는 모습에 감개무량하지 않을까 싶다. 
 
클버지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